
매일 와우에 접속하면 허수아비부터 때려보는 것은 이제 나의 일상이 되었다. 2분 정도 감을 익힌 후 쐐기 던전에 지원하는 것이 루틴이 되었고, 제법 던전도 많이 돌아 점수가 꽤 올라갔다. 현재 내 쐐기 점수는 1799점. 이번 시즌 목표는 2000점을 달성하는 것인데, 과연 가능할지 미지수지만 그래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왜냐하면 2월 27일에 내부전쟁 시즌1이 종료되고, 내부전쟁 시즌2 언더마인이 시작되기 전에 2000점을 찍으면 쐐기 업적 보상으로 “다이아몬드 기계복”이라는 탈것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목표가 있어야 더 적극적으로 게임에 임하게 되는 법.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다. 쐐기 던전에 들어갈 때마다 긴장되고, 손가락이 꼬여 딜이 낮게 나오면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어진다.
어느덧 내 아이템 레벨은 조금 더 올라 613이 되었다. 2~4단 던전을 주로 돌던 나는 무작정 6단 난이도 파티에 지원해보았다. 90%의 파티가 나를 받아주지 않고 거절했지만, 한 파티에 초대되어 드디어 6단 던전을 경험할 기회를 얻었다. 새벽인도자호, 아이템 레벨 613. 내가 들어간 파티의 구성은 방어 전사(탱커), 정기 주술사, 냉기 법사, 무법 도적(나), 복원 주술사(힐러). 신성한 협곡에 위치한 새벽인도자호 던전에 입장하자마자 나는 먼저 파티원들의 아이템 레벨을 확인했다. 역시 예상대로, 내 아이템 레벨이 가장 낮았다. 시작하기도 전에 기가 죽는 기분. 하지만 던전은 이미 시작되었고, 탱커님의 전투 준비를 시작으로 쐐기 던전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10, 9, 8, 7, 6, 5, 4, 3, 2, 1.
방어 전사는 함성과 함께 영웅의 도약으로 먼저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나는 은신 후 전력 질주를 사용해 재빠르게 뒤따랐다. 처음 만난 몬스터 무리는 2개. 다수의 몬스터를 상대하기 위해 폭풍의 칼날을 활성화하고 딜을 시작했다. 일몰 어둠마법사를 타겟으로 설정하고 "밤화살"을 시전하자마자 발차기로 차단했다. 미간 적중, 미간 적중, 속결. 그러던 중 일몰 의식술사가 "고통의 광선"을 나에게 시전하는 것을 보고 바로 교란 스킬을 사용했다. 교란은 광역 피해 50% 감소라는 말도 안 되는 사기적인 생존 스킬. 피해가 들어온다? 바로 교란 사용.
배 위로 올라가니 동일한 몬스터들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일몰 사령관을 타겟으로 설정하고 "심연의 울음소리" 시전을 주시하면서 광역 딜을 이어갔다. 몇 번 던전을 경험한 덕분인지 여기까지는 딜 1등을 기록했다. 후훗, 아이템 레벨이 가장 낮은데 딜 1등이라니? 이것이 바로 무법이지!
몇 무리의 몬스터를 더 처치한 후, 첫 번째 보스 대변자 섀도크라운과 조우했다.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아드레날린 촉진과 주사위 굴리기를 사용하며 미간 적중을 우겨넣었다. 하지만 딜에 집중하느라 3갈래 암흑광선을 피하지 못했고, 한 방 맞고 체력이 1/3로 깎였다. 거기다 도트 데미지까지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 급하게 그림자 망토를 사용해 해로운 효과를 모두 제거했다. 6단 던전은 4단과는 확실히 차원이 달랐다. 스킬 한 방 맞았을 뿐인데 죽을 뻔하다니.
보스가 어둠의 도래를 시전하자 빠르게 탈것을 타고 배를 이탈했다. 배 밖으로 날아가 황금빛 찬란한 빛 파편을 획득하며 비행 시간을 연장했다. 어둠의 도래가 끝난 후 다시 배로 돌아와 소멸 후 미간 적중을 사용하며 딜을 넣었다. 이번에는 반드시 피하리라. 보스가 흑요석 광선을 다시 시전했다. 이번에는 4갈래로 퍼지는 광선. 다행히 한 번 경험해 본 덕분에 피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가까이 가면 또 맞을 것 같은 두려움에 딜이 꼬였고, 보스 딜량은 딜러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탱커의 머리 위 네모 징을 따라 이동하며 몬스터를 정리하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보스 라샤난과 마주하게 되었다. 전투 시작 10초 후, 라샤난은 몰아치는 산성 스킬을 시전했다. 하필이면 내가 대상이 되었다. 이 스킬은 시각 효과를 보면 진한색에서 옅은색으로 물결이 이동하는데, 이 방향을 보고 아군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반대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 나는 갈고리 던지기를 사용해 아군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신속히 이동했다. 이후 부식성 분사 → 아라시 폭탄 스킬이 시전되었고, 배 위에 폭탄이 3개 생성되었다. 나는 재빨리 갈고리 던지기로 폭탄을 주워 특수 행동 단축바 버튼을 눌러 라샤난에게 던졌다. 총 6개의 폭탄이 터지자 보스는 배를 떠나며 2페이즈로 전환되었다.
2페이즈에서는 방적돌기 대상이 되면 라샤난 양 옆으로 이동해 거미줄을 깔고 다시 복귀해야 했다. 나는 대상이 되자 옆쪽으로 이동해 교란을 사용한 후, 거미줄이 깔리자마자 갈고리 던지기로 본진으로 복귀해 딜을 이어갔다. 너무 집중해서 키보드를 누르다 보니, 한 번만 눌러도 될 스킬을 다다다다 연타해 전완근이 뻐근했지만... 결국 6단 던전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번 클리어로 다음 주 주간 금고에서 616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티어 부위가 나온다면 바로 티어 변환을 해서 영웅 티어 한 부위를 더 맞춰야지. 하나씩 단계를 밟아가며 무법 도적으로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다음 목표는 7단 쐐기다. 이제부터는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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