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쐐기 도전, 새벽인도자호 3단, 아이템레벨 602"
매일 허수아비 앞에서 1시간 이상을 보냈다. 아니, 사실 틈만 나면 허수아비 앞에 서 있었다. 공격대 찾기에서 주사위 운이 좋아 몇 개의 아이템을 획득했고, 마침내 아이템 레벨 602를 달성했다. 이제 정말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실전을 위해 파티찾기로 2단 쐐기 던전에 지원했다.
"602 무법 도적 지원합니다!"
자신 있게 신청했지만, 지원하자마자 거절당했다. 응? 제일 낮은 단수인데? 약간 속상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 지원 문구가 너무 자신감 없어 보였던 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글자를 짧고 간결하게 바꿨다. "602 무법." 다시 지원을 넣었다. 이번엔 바로 거절되지 않았다. 받아주나? 받아줘! 내심 기대했지만... 거절.
아쉬움을 삼키며 또 다른 던전에 신청했다. 이번에도 거절. 그렇게 5번 연속으로 거절을 당하며 의기소침해질 무렵, 드디어 6번째 시도에서 바로 거절이 아닌 수락 대기 상태가 되었다! 무려 1분 동안 대기 상태를 유지 후 파티에 초대 되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받아주셔서 ㅠㅠ."
파티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내가 지원한 건 2단 쐐기였지만, 실제로 들어간 던전은 3단이었다. 첫 쐐기 던전을 3단계에서 시작하다니! 설레기도 했지만, 동시에 걱정도 되었다. "내가 잘 못하면 어떡하지? 또다시 탱 밑딜이면 어쩌지?" 이런 생각을 안고, 신성한 협곡에 위치한 새벽인도자호 던전으로 향했다.
던전에 진입하자 마자 파티원들의 아이템 레벨을 확인했다. 나와 거의 비슷했다. 조금 긴장이 풀리면서 안도감이 밀려왔다. 파티원의 아이템 레벨은 O Item Level 애드온으로 확인 가능하다. 던전에 들어가 미니맵에 있는 작은 아이콘에 마우스를 올리면 파티원의 아이템 레벨이 표시되는 유용한 애드온이다. (영상 참고!)
던전이 시작되고, 나는 생각보다 딜을 잘 내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 그러나 그러는 와중에 실수도 자주 나와, 다시 허수아비와의 수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력은 역시 배신하지 않는다." 재능이 없다면 시간을 들이는 수밖에. 그것이 바로 나의 아제로스 생존 전략.
무법 도적의 세계에서 고수의 반열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언젠가는 내 캐릭터를 상위권에 위치시켜 보이겠다는 다짐으로 열심히 딜을 넣었다. 영웅 던전에서 많이 경험했던 던전이라 길이나 공략은 알고 있었지만, 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입도 꼬이고, 손도 꼬이며, 정말 정신없었지만 점점 익숙해질 거라 믿었다.
쐐기 던전을 돌면서 나는 깨달았다. "어느 시점에 생존기를 켜야 하는지 알게 되면, 더욱 안정적으로 던전을 클리어할 수 있다." 이 깨달음은 수없이 영웅 던전에서 죽었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땐 왜 나만 힐이 안 들어오는지 불만이었는데, 어느 날 힐러님께서 남긴 한 마디가 내 세계를 바꾸었다.
"하.. 생존기 좀 키세요."
그 한 마디는 나를 한층 성장하게 만들었다. 힐러님,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이런 경험들을 쐐기 던전마다 정리해 공유할 계획이다. 쐐기 도전, 그리고 점점 더 성장하는 무법 도적의 여정을 기대해 주길 바란다.
- 다음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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